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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송승헌 서른아홉, 스스로 금기를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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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5-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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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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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l강경윤 기자] “배우 송승헌 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입니다.”(영화 ‘인간중독’ 감독 김대우)

남자배우에 대한 영화감독의 칭찬치고 매우 이례적이지만, 생각해보면 아름다운 피조물이란 수식어만큼 송승헌(39)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그동안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감독들은 송승헌을 ‘잘생긴 배우’ 혹은 ‘톱스타’로 인식했을지 몰라도 김대우 감독은 한결같이 송승헌을 ‘아름다운 배우’라고 했다. 영화 ‘인간중독’은 감독의 인식론이 배우의 표현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나타내는지를 보여준다.

송승헌의 올해 나이 서른아홉, 타성에 젖기에 조금의 무리가 없는 이 시기에 그는 가장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혹자들은 노출 연기나 격정 멜로란 장르적 도전이, 송승헌의 노력을 가늠할 가시적 변화라고 말한다. ‘인간중독’에서 송승헌이 보여준 건 색(色)과 향(香)의 달라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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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정도 연기를 했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대부분이 한없이 다정한 남자였어요. 실제 저는 사랑에 있어서 섬세하기 보다는 남자다운 편이거든요. 이미지 때문일까요. 저는 늘 정의에 편에 서고 사랑에 있어서도 한결같았어요. 영화 ‘숙명’과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거친 캐릭터를 선택했던 것도 저의 이미지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이었죠. ‘인간중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틀을 깨고 싶은 거였어요.”

인터뷰에서 송승헌은 ‘틀을 깬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지난 20년 동안 스스로 이미지를 잡고 있었든 관객들이 그 이미지에 집착했든, 송승헌은 그 두텁고도 단단한 틀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인간중독’의 김진평은 송승헌은 비슷한 점도 있다. 영화 속 김진평은 군대라는 엄격한 위계질서에 한없이 익숙했던 남자가 금지된 사랑을 만나 인생의 격변을 마주한다.

“김진평을 이해하면서부터 이 영화와 그들의 사랑을 조금씩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김진평은 결혼을 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게 안타깝게도 부하의 부인인 거고요. 누군가에게 사랑이란 가벼울 수도 있지만 적어도 김진평에게 사랑은 그 사람이 아니면 숨쉴 수 없는 거거든요.”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은 송승헌의 깊은 내면을 계속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했다. ‘음란서생’, ‘방자전’ 등에서 보여줬던 과감한 베드신에서도 송승헌도 제외는 아니었다. 송승헌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높은 수위의 농밀한 애정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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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랑 여러차례 상의를 했기 때문에 애정연기 자체가 어렵진 않았어요. 아쉬운 거요? 글쎄요. 현장에서 불사른 것 같아서 아쉬운 건 지금 생각나지 않네요.(웃음) 노출 부분 보다는 사랑연기를 할 때 어떻게 하면 이 극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던 것 같아요.”

물론 이런 도전이 가능했던 건 송승헌과 김대우 감독 사이에 강한 신뢰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처음엔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만났어요. 왠지 고집도 있을 것 같고 저와 잘 맞을까 걱정도 했었거든요. 촬영에 들어갔는데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자상하고 감수성이 풍부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요구하고. 인격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고개가 숙여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였어요.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떠나서 오래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 좋았어요.”

송승헌만이 아니라, 김대우 감독 역시 송승헌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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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엔딩 씬을 찍으려고 송승헌 씨랑 촬영감독만 태운 헬기가 이륙했는데, 뜨고 나서야 이 헬기가 너무 낡아서 위험하다는 사실을 자각한 거예요. 발만 동동 구르다가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송승헌 씨가 헬기를 내려 ‘감독님 연기 괜찮아요?’라고 묻는데 그동안의 미안함과 고마움이 복받쳐 송승헌을 와락 끌어안았어요.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송승헌의 변화의 진정성을 인정한 김 감독이 있었기에 그의 노력이 더 빛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송승헌이 이렇게 스스로 금기를 깨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서른이 지나고부터는 연기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어요. 스무살 때 데뷔해서 ‘내가 잘나서 이렇게 되나보다’하고 정신없이 일만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언제부턴가 사랑의 감정을 움직어야 하는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 거 같아요. 배우가 얼마나 축복받은 직업인지요.”

스스로 금기를 깨려는 배우 송승헌의 서른아홉의 색과 향은 진하고 깊게 퍼지고 있었다.  

사진제공=NEW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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