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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색다른 송승헌

작성자
Honeylang
작성일
2023-10-06 10:49
조회
837
송승헌은 역시나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외모도 체형도 30여 년 전 데뷔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꾸준하고 치열한 자기관리의 결과겠지만, 이렇게 한결같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송승헌은 배우로서 연기와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웃어 보였다.

“비타민 C, D, E, 유산균….”(웃음)

‘도대체 뭘 드시기에 이렇게 항상 같은 모습이냐’는 기자의 인사에 송승헌이 장난치듯 말했다. 1995년 데뷔한 1976년생 배우. 그러니까 30여 년 동안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47세 배우 송승헌에게만 세월이 비껴간 게 아닐까. 동시에 항상 바르고 단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기 위해 치열하게 보냈을 그만의 시간을 생각하니 뭉클한 기분도 든다.

5월 중순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가 화제다. 국내외 팬들의 호평을 들으며 공개 첫 주 만에 넷플릭스 TOP10 비영어권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오염 속에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송승헌은 사막화된 세계에서 산소를 무기로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천명그룹 대표 류석 역을 맡았다. 그간 선보였던 젠틀하고 바른 송승헌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부순 빌런이다.

글로벌 반응을 체감하나. (제작사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봤는지 알려주시더라. 해외 팬들이 SNS에 잘 봤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신기하다. 개봉하자마자 전 세계에 나가는 거 아닌가. 감독님, 배우들 다들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고 하니 다행스럽고 기쁘다.

원조 한류 배우이니 이런 반응이 낯설진 않을 텐데. 나는 인터넷이 없을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웃음) 그때는 연예 매체도 네다섯 개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때와 너무 다른 세상이 되었고, 모든 게 빨리 변해간다는 걸 실감한다. 며칠 전 <택배기사> 제작발표회를 했는데, 해외 기자들이랑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미국, 남미, 유럽 등 각지의 많은 기자들을 만났다. K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세계적으로 커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좋고, 부담도 있고 그랬다. 한편으로 세상이 되게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작품을 선보이면 관객 수나 시청률을 봤는데, 이제는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행운으로 생각한다.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소감은 만족스러운지? 만족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고 싶은 이야기 못한 것도 있고 아쉬움도 있다. 특히 원작 팬들은 캐릭터가 바뀐 부분들에 대해 아쉬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어떤 작품이든 원작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었을 때 원작 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호불호도 있는 것 같더라. 노력은 했지만 못 지켜드린 것 같아 아쉬움도 있다. 시리즈 6개 안에서 했어야 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장단점이 있었다. 또 국내 팬과 해외 팬의 반응이 다르더라. 국내 팬들은 분석적이고 캐릭터의 서사를 중요시하는데, 해외 팬들은 원작을 모르니 산소가 없는 세상 자체를 새롭다고 보시는 것 같다.


# 성공하기 힘든 SF 장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

SF물 또는 디스토피아물은 호불호가 명확한 장르다. 지금까지의 전적을 봤을 때, 한국에서 이 장르가 성공하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송승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배기사>를 선택하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이 서사를 추구하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품을 대하는 것 같다는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조의석 감독과 인연을 계기로 출연을 결심했나. 20년 지기 친구이자 감독이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다. 3년 전쯤 처음 세계관을 들었을 때부터 흥미로웠다. 그간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어서 배우로서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래의 이야기 속에 내가 있으면 어떨까라는 마음이 컸다. 안 해봤던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오랜 친구와의 작업은 어땠나. 2002년 <일단 뛰어>의 감독과 배우로 만난 사이다. 그때는 둘 다 어리고 철도 없었다. 감독님은 데뷔작이라 예민했고 나 역시 어릴 때였다. 작품이 끝날 때쯤 친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택배기사> 첫 촬영을 앞두고 오랜만에 같이 작업한다는 생각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사석에서 볼 때와 다른 모습으로 현장에서 만나니 서로 뭔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더라. 역시 철이 들고 나이를 먹어야 하나 싶었다.(웃음) 촬영 내내 즐거웠다.

악역 연기는 어땠나. 무엇에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표현했는지? 류석은 움직임이 없고 정적인 인물이다. 감독님이 좀 더 서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많이 보이지 않아도 그 부분을 표현하려고 했다. 류석은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인물이다. 그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최선의 선택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좀 더 냉정해지려고 했다.

류석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는 관객 반응도 있다. 나는 류석을 들여다보면서 나름 연민이 들었다. 아버지에게 직접 끝내달라고 말하는 신을 촬영할 때도 발버둥치는 느낌이 들어 안쓰러워 보였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세상에 대한 원망이 느껴졌다. 사실 류석에게 전사가 있었다. 아버지가 대학생 때 이야기로, 행성이 날아오고 있고 그걸 막아야 한다고 외치면서 나사로 뛰어간다. 그 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똑같은 모습으로 류석이 태어난다. 1인 2역 설정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6부작 안에 담기 어려워서 포기했다. 우리끼리 나중에 잘 되면 류석의 전사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다.

캐릭터 분석이 어렵진 않았나. 이 친구가 가진 현실인 ‘새로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난민은 함께 갈 수 없었다. 물론 그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혼자 싸워나가는 것이 안타깝고 외로워 보였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지 않나. 한 가지 상황을 두고 너무나 다른 해석이 나온다. 류석이 처한 상황이 인간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결국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환경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다. 택배로 산소를 배달하는 세상이 과연 올까. 내가 어렸을 때는 물을 사먹은 적이 없는데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지 않나. 그렇게 보면 산소를 배달하는 세상이 올 것 같기도 하고, 인간들이 똑똑하니까 이겨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너무 심할 때 촬영을 해서 일상의 소중함도 크게 느꼈다.

김우빈과의 호흡은 어땠나. 예전에 <마스터> 촬영하고 조의석 감독이 이야기했었다. 너무 괜찮은 친구라고. 사실 누군가에게 그렇게 칭찬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살다 보면 없는 자리에서 “걔 괜찮아”라는 이야기가 잘 안 나온다.(웃음) 그런데 우빈이는 그런 이야기를 듣더라. 너무 친절하고 선배나 스태프들에게 잘한다고. 나 역시 ‘너무 괜찮은 놈이다’ 느꼈다. 내가 어릴 땐 못 그랬던 것 같은데 너무나 따뜻하고 어른스럽다. 실제로 보고 ‘의석이가 이야기했던 게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 너무나 다 갖춘 것 같은 괜찮은 친구다.

# 최근 재소환된 <인간중독>은 연기 전환점
파격적인 캐릭터 신작 준비 중

최근 2014년 개봉작 <인간중독>이 넷플릭스 시청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더 글로리>의 박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전작이 화제가 된 것이다. 그 현상을 흥미롭게 지켜봤다는 <인간중독>의 주연 송승헌은 본인에게도 굉장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인간중독>이 순위에 올라 화제였다. 10여 년 되어가는 것 같은데, 임지연 씨 덕에 다시 화제가 되더라. 부하직원의 와이프와 불륜 혹은 사랑 이야기인 <인간중독>은 더 어릴 때였으면 도전을 못했을 것 같다. 그 작품을 하면서 희열감과 해방감을 느꼈다. 기존에 안 했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연기하는 게 편해지고 재미있어졌다. 예전에는 갇혀 있었다. 멋지고 정의롭고 착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걸 내려놓으니 대중들도 새롭고 좋게 봐주시더라. 좋게 보이려고 노력했던 데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은데 내려놓으니 박수를 쳐주시는 건 무슨 아이러니인지.(웃음) 새로운 걸 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연기할 때 편하게 하려고 한다.

그런 심경의 변화 때문인가. 정형화된 캐릭터에서 벗어난 시도를 하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나에 대해서 항상 이야기하는 이미지가 있더라. 나는 안 그런 것 같은데, 캐릭터 안에서 착하고 바르고 정의로운 그런 이미지로 보시는 것 같다. 그건 배우들마다 각자의 이미지는 있으니까 이해한다. 그래도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은데 제안해주는 것들은 결국 그런 캐릭터 안에 있어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개봉을 앞둔 <히든 페이스>도 파격적인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이다. ‘송승헌이 저런 캐릭터도 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저런 모습이 있구나’ 하고 보시는 모습이 재미있다.

<출장십오야>와 <snl코리아>도 그래서 출연했나. 그 방송으로 호감 됐다는 반응도 많다. 둘 다 사실 안 한다고 했다가 했다. “어린 친구들이랑 뭐해”라면서 나갔는데, 너무 재미있게 잘 놀아서 박수 치다가 왔다.(웃음) 되게 좋았던 건 촬영이지만 MT 온 느낌이었다. 그동안 못 봤던 거니까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봐주셨던 것 같다. 사석에서 (소)지섭이, (신)동엽이 형 만났을 때 우리끼리 오랜만에 시트콤 한 번 하면 어떨까 이야기 나눈 적은 있다.

마지막으로 젊음 유지 비결 좀 공개해 달라. 운동 좋아하니까 평소에 시간 나면 운동하려고 한다. 담배는 20년 전에 끊었다. 영양제도 먹고 피부과도 다닌다. 그런데 누구나 건강이나 자기관리에 관심이 많지 않나. 나도 똑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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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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